티스토리 뷰
매일 쓸 일기장이 필요한 시기는 10대라고 생각했다.
20대에는 띄엄띄엄 일기를 썼다. 힘들 때 울적할 때 외로울 때 사람이 그리울 때.
그게 '띄엄띄엄'이었다. 돌이켜보면, 20대는 바빴고 매일이 새로웠다. 그 때는 그게 지겨운 날도 많았지만.
연애도 스펙타클했고, 취업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. 그래서 더 정신이 또렷했다.
30대가 되었다.
10대에는 동방신기를 좋아하던 친구들을 흥칫뿡하는 허세도 떨었고
20대에는 필름 사진기를 들고다니며 제법 감성을 즐겼다.
나름대로 세련되게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때의 사진을 보니 어리고, 귀엽다.
30대의 나는,
아이돌을 좋아하고
다이빙을 하러 여행을 다닌다.
내가 번 돈을 쓰느라 정신이 없고, 때로는 너무 무리한 건 아닌지 걱정을 한다.
그렇게 참, 평범하다.
대부분의 30대와 나는 같다.
여성이고, 싱글이다.
그리고 가끔 외롭다.
다른 점이라면 10대와 20대의 나는 그 외로움을 꺼내놓을 수 있었다.
가볍게 친구들에게 이야기 하기도 했고 남자친구에게 위로받는 날도 있었다.
지금의 나는 그게 잘 안된다.
대부분의 친구들이 아이의 엄마이자 누군가의 아내이기 때문이기도 하고
그렇게 감성적이 되기에 사회적으로 이성적이길 강요받는 나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.
그래서 나만의 공간을 열어봤다.
어쩔 땐 진지하고, 어쩔 땐 유치하기 짝이 없을
나의 일기.
10년 뒤에 다시 보며 30대를 그리워할 수 있도록.
하루하루의 나를 기록해보자!
다양한 나의 꿈을, 무럭무럭 키워줄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며.
안녕